전체 글122 후회가 먼저 떠오를 때 비가 내리는 날이면괜히 마음이 조용해진다.지나온 시간들이물기처럼 번져서천천히 떠오르기 때문이다.진짜 나이 듦은나이도, 외모도 아니라꿈 대신후회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그 순간이 아닐까.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알면서도어느 순간부터우리는다시 꿈꾸는 것보다이미 지나간 것들을 더 자주 떠올린다.그게 조금씩우리를 멈추게 한다.그래서 오늘은아주 작게라도다시 하나를 떠올려 본다.후회가 아니라아직 남아 있는하나의 꿈을. 2026. 4. 19. 이번 주는,잘 살았다기 보다 겨우 버텼다. 이번 주는잘 살았다기보다,겨우 버텼다.마음은 자꾸 가라앉고,작은 일 하나도쉽게 끝나지 않는 날들이었다.해야 할 일들은 그대로인데,내 마음만자꾸 뒤처지는 느낌이었다.그래도 나는그 시간을 끝까지 지나왔고,하기 싫었던 일 네 가지를결국 해냈다.누가 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다.나조차도대단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그런데 이상하게,그 하루하루를 버텨낸 건분명 나였다.그래서 오늘은잘했다고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괜찮은 척하지 않아도,괜찮다고 애써 말하지 않아도,이 정도면 충분하니까.이번 주를 살아낸 나에게조용히 말해준다.수고했다.정말, 수고했다. 2026. 4. 17. 도착했는데, 여기가 아니었다 힘껏 뚫고 나왔는데도착한 곳이내가 원하던 곳이 아닐 때가 있다.그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온다.기대했던 만큼 기쁘지도 않고,오히려 허탈함이 먼저 밀려온다.여기까지 오려고얼마나 애썼는지누구보다 내가 잘 아는데,막상 서 있는 이 자리가내가 바라던 곳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때.그래서 더 씁쓸하다.그래도—그 과정에서 쏟아낸 힘까지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버텨낸 시간도,뚫고 나온 순간도,전부 사라지는 건 아니다.남아 있다.분명히.그리고 그 힘은다시 쓰이게 된다.지금은 아닐지라도,다음 어딘가에서결국 너를 또 밀어 올릴 거다. 2026. 4. 15. 처음이자 마지막 투정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정말 어렵게 꺼낸 말이었다.그만두고 싶다고.평소 같으면삼키고 넘겼을 말인데,그날은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그래서,조심스럽게 꺼냈다.투정처럼.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내 말을 받아주면내가 정말로 사표를 던져버릴까 봐,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걸까.끝까지저 애니메이션 속 대사처럼붙잡아주는 말은 들을 수 없었다.“괜찮아, 그만둬도 돼.”그 한마디.빈말이어도 좋으니까그냥 한 번쯤은들어보고 싶었는데.결국듣지 못했다.그래서 알게 됐다.아, 나는투정조차 마음 편히 부릴 수 없는 사람이구나.K장녀의,처음이자 마지막 투정이었다. 2026. 4. 14. 이전 1 2 3 4 ··· 31 다음